'명량' 개봉 계기로 일부 네티즌 "화폐서 격 높여야" 주장
일각선 "중요 인물일수록 유통 많은 돈에 새긴다" 반박도
한국은행 "인물의 가치와 액면가는 전혀 관련 없다" 해명



“이순신 장군의 겸손, 초긍정 정신, 치열함…. 이런 위대한 인물을 무관이라는 이유 하나로 100원짜리 동전에 겨우 남겼다. 당시는 물론이고 400년이 지난 지금도 이런 천한 대우를 받고 있는데 앞으로 누가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장군이 돼서 나라를 지키겠는가?”(네티즌 ‘iamc****’)


영화 ‘명량’의 개봉을 앞두고 뜬금없이 화폐 도안 논란이 일고 있다. ‘명량’은 배 12척으로 330척의 왜선을 무찌른 전투 명량대첩을 기리는 영화다. 말 그대로 기적과도 같은 승리로 백척간두에 놓인 나라를 구한 인물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 이순신 장군은 일본에서도 존경을 받을 정도로 위대한 인물이다. 일본의 해군 대장 도고 헤이하치로(東鄕平八郎)는 부하가 자신을 호라치오 넬슨 제독과 비교하자 “나와 넬슨 제독의 비교는 가능하지만 이순신 장군과 비교하는 것은 격에 맞지 않다”며 “군신(軍神)으로 존경받을 제독이 있다면 이순신뿐”이라고 말한 일화는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순신 장군은 1970년 11월 100원짜리 동전에 처음 등장한 이후 1973년 9월 500원짜리 지폐의 초상인물이 됐다. 그러나 1982년 학을 새긴 500원짜리 동전이 나오면서 이순신 장군의 초상도 500원권 지폐에서 자취를 감췄다.


일부 네티즌은 민족 영웅 이순신 장군을 100원짜리 동전에 흐릿한 얼굴만 달랑 남기게 한 건 세계사상 유일하게 ‘성웅(聖雄)’으로 불리는 이의 위대함을 깎아내리는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한국의 역사를 통틀어 이순신 장군만큼 극적이고 찬란한 인물을 찾기 어렵다면서 화폐 도안에서라도 이순신 장군의 격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한 트위터리안(@spiri****)은 “아무리 좋은 뜻이 있다 하나, 이순신 장군 초상을 아무데나 굴러다니는 100원짜리 동전에 사용케 한 것은 너무 심하다. 그 분 초상을 5만원권에 사용케 하면 어떨까?”라고 말했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mystar8****)은 “이순신 장군이 100원이야? 학보다 낮아. 이순신 장군이 없었다면 우리나라는 멸망하고도 남았을 거야”라고 말했다. “이순신 장군이 100원짜리라는 게 정말 맘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이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 아닌가 싶다”고 말한 트위터리안(@e****)도 있었다.


일부 네티즌은 이순신 장군이 율국 이이(5,000권), 세종대왕(1만원권), 신사임당(5만원권)과 견줘도 손색없는 위인이라며 화폐 도안에서 이순신 장군을 격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반론도 있다. 아이디가 ‘qkrw****’인 네티즌은 “지폐의 금액이 중요한 게 아니다. 세계적으로 중요 인물은 유통이 많이 되는 돈에 새긴다. 지금은 100원짜리 유통이 예전 같지 않으니 한 번 논의해 보는 것은 좋지만…”이라고 말했다. 네티즌 ‘ilky****’은 “우리나라 돈 중 유일하게 두 번 언급된 분이 충무공이다. 100원에는 영정이, 5원에는 거북선이 등장한다. 물론 거북선은 나대용이 만들었어도 그 상징은 충무공을 뜻하기에 충분하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네티즌 ‘dana****’는 “제가 알기론 화폐 단위가 작을수록 더 위대하고 중요한 인물이다.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지 않은가. 오만원권을 더 많이 볼까, 100원 동전을 더 많이 접할까?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화폐의 액면 가치와 인물의 중요도는 전혀 관련이 없다”면서 “일반적으로 한 번 화폐 인물로 선정하면 계속 그 인물을 화폐 도안으로 사용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5만권 인물인 신사임당의 경우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세부 내용을 검토해 선정했다”면서 “화폐 도안 변경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