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할리웃 뷰티 어워드 후보 오른 메이컵 아티스트 에바 김씨
“누군가를 빛나고 아름답게 만드는 직업이죠. 빛나는 스타들 뒤에 그 스타들과 함께 하는 수많은 아티스트들을 위한 뷰티 어워드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빛나는 스타 뒤에서 스타를 만드는 뷰티션들에게 최고의 영예인 ‘할리웃 뷰티 어워드’(HBA) 후보에 한인 메이컵 아티스트 에바 김씨가 올랐다. 올해로 4회째 열리는 할리웃 뷰티 어워드는 오스카 시상식 한 주 전인 25일 아발론 할리웃에서 6개 부문 각 3명의 후보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뷰티션들의 축제이다. 지난 20년 동안 뉴욕을 근거지로 활동하던 김씨는 최근 남편이 워너브라더스 LA본사로 옮겨오면서 할리웃이 주 무대가 되었다. 미국에서 K-뷰티 붐이 한창인 지금 수상 후보에 올라 ‘코리안 뷰티’ 파워를 입증한 메이컵 아티스트 에바 김씨와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한인 최초로 할리웃 뷰티 어워드 후보에 올랐는데
▲ 뉴욕의 한 백화점 메이컵 코너에서 파트타임으로 시작해 뉴욕 플라자호텔 살롱을 거쳐 뷰티 어워드 수상후보까지 많은 경험을 하며 지금에 이르렀다. 후보 지명 소식을 듣고 정신이 아찔할 정도로 행복했고 그 동안의 수고스러움에 대한 보상을 받는 듯하다. 어려서부터 ‘꿈은 크게 꾸어야 한다’고 부모에게 듣고 자랐다. 도전적 성향이 강해 더 큰 시장이 있는 미국으로 시야를 넓혔다. 두려움보다는 미지에 대한 궁금증과 모험심이 더 컸다. 미국에서의 생활은 생각보다 힘들었지만 ‘노력하는 자에게 인생은 미소를 짓는다’는 말을 되새기며 앞만 보고 달린 보람이 느껴진 순간이다.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이라 생각한다.
- 메이컵을 시작한 동기
▲손재주가 있다는 소리를 들으며 컸고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다. 자연스럽게 예고를 다니며 미술의 기초부터 공부했고 덕분에 유명 화가들의 많은 작품들을 자주 접했다. 사정이 여의치 못해 미술을 중도 포기하고 재능에 맞는 일들을 찾다가 메이크업을 선택하고 한국의 미용학교를 다녔다. 학교에서는 캔버스에 그림을 그렸다며 지금은 사람의 얼굴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거다. 캔버스와 얼굴은 전혀 다른 것 같지만 평면과 입체라는 차이만 있을 뿐 색과 선, 텍스처로 표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조소 작업에서 배운 기본적인 베이스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메이컵이 이제 21년이 되었다.
- 유명 스타들의 메이컵을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는
▲뷰티션이라면 에피소드 한두 개쯤은 갖고 있다. 토니 블랙스톤과 유럽투어를 다녔을 때 일인데 스페인에서 베니스로 이동하던 중 모든 팀들의 물건이 분실된 사건이 터졌다. 공연은 해야 하는데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 된거다. 우여곡절 끝에 공연을 마칠 수 있었지만 지금 돌이켜봐도 아찔한 순간이다. 씨에라와 나이지리아 공연도 떠오른다. LA에서 뉴욕, 뉴욕에서 런던, 런던에서 나이지리아로 이동해야 했는데 헬리콥터로 1시간30분을 날아서야 겨우 공연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부랴부랴 준비하고 40여 분의 공연이 끝난 후 나이지리아 공항에서 런던행 비행기를 탔는데 런던으로 가야할 비행기가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로 잘못 간거다. 밀라노 공항에 내려 다시 런던, 뉴욕을 거쳐 LA공항에 도착하니 3일이 훌쩍 지나고, 여권에는 다른 나라 다녀왔다는 도장이 8번이나 찍혀 있었다.
- 뷰티션으로 하고 싶은 말과 계획은
▲사람들은 스타의 아름다운 모습만 기억한다. 특별 대우나 프라이빗 제트 등등 겉은 화려할지 모르나 수 많은 노력과 인내로 만들어진 스타와 스타 뒤에 있는 아티스트들을 위해 힘을 내라고 응원해주면 좋겠다.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 뷰티 제품을 출시하고 메이컵 샵을 함께 운영하는 것, 내가 꿈꾸던 아메리칸 드림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코리아타운에 메이컵 샵을 연다며 정말 신선할 것 같기도 하다. 지금은 한국의 여러 브랜드와 콜라보 프로젝트를 모색해 나만의 노하우로 진정한 K뷰티를 널리 알리기 위해 더 많은 활동을 하고 싶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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