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불법체류 신분 이민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오바마 행정부의 임시 구제조치인 ‘추방유예’(DACA) 정책이 시행 2년째를 맞은 가운데 추방유예 대상으로 승인을 받은 한인 등 이민자들이 체류신분의 굴레에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취업과 사회생활에서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는 등 불안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의회에서 포괄 이민개혁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20만여명에 달하는 미국 내 한인 불법체류 신분 이민자들의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추방유예 조치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추방유예 신청 후 노동허가증을 받은 김모(28)씨는 구직시장에서 찬밥 신세다. 대학 졸업 후 5년 동안 이력서에 넣을 경력이 부실한 것.
김씨는 “불체 신분으로 한인 또는 패스트푸드 업체서 현금 받는 일만 해오다 보니 전공을 살리지 못했다”며 “노동허가증이 나와 제대로 된 직장을 얻고 싶지만 사무직 인터뷰 기회를 잡기란 쉽지 않다”고 전했다.
불체 신분으로 추방유예 수혜자격에 해당하는 한인 이모씨(25)는 가족과의 상의 끝에 추방유예 신청 자체를 하지 않은 경우.
이씨는 “서류미비 신분 친구들 사이에 이민서비스국에 개인정보를 제공하면 대통령이 바뀐 뒤 추방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많다”며 “부모님도 서류미비자이기 때문에 이민개혁 통과가 될 때까지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오바마 행정부가 시행한 추방유예 조치가 불체 신분 청소년과 이민자들에게 희망과 불안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특히 추방유예 승인과 노동허가증을 받은 이들은 초반 일자리 찾기에 적극 나서지만 곧 좌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족학교 추방유예 담당자는 “서류미비 청소년들이 추방 두려움에 벗어나고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된 것은 긍정 효과이지만 그들이 겪는 현실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고용주들은 노동허가증 번호로 서류미비 사실을 알고 대우를 잘 안 해주곤 한다”고 말했다.
추방유예 승인을 받은 UC버클리 출신 ‘드림법안’ 촉구 활동가 홍주영씨는 “대학을 졸업한 같은 처지 친구들이 일자리를 찾을 때 이력서에 넣을 말이 없다고 한다”며 “신분과 학비문제로 대학을 못 간 친구들은 일자리를 못 찾아 고통을 호소할 정도”라고 전했다.
한편 LA타임스는 최근 이처럼 서류미비 청소년들이 추방유예 조치 이후에도 여전히 불체 신분의 그늘 아래서 주눅 들어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추방유예 승인을 받은 학생들은 ▲패스트푸드 등 저임금 일자리 전전 ▲고등학교 또는 대학 졸업 후 수년 동안 경력이 전무 ▲고용주들의 선입견으로 구직 진입장벽 ▲재정보조 및 거주민 학비혜택이 없어 고등교육 기회 박탈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서류미비 청소년들은 2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추방유예 조치가 미래계획 및 실행 자체를 봉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의 윤대중 사무국장은 “이민개혁에 반대하는 주들은 서류미비자들이 일상생활을 못하도록 각종 규제를 만들고 있다”며 “결국 추방유예는 제한적인 구제책으로 포괄적 이민개혁이 정답”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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