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업계가 3월 초 스위스 제네바모터쇼에서 친환경 차량과 기술을 둘러싸고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일 전망이다.
연초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북미국제오토쇼가 미국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해 화려한 외관을 뽐내는 고성능 차량의 각축장이 됐다면 제네바모터쇼는 친환경·경제성을 중시하는 유럽의 트렌드를 고스란히 담아낼 것으로 보인다.
제네바모터쇼는 2009년 국제모터쇼 가운데 처음으로 친환경차 전용 전시장 '그린 파빌리온'을 마련했고, 올해도 1㎞당 이산화탄소(CO) 배출량이 95g 미만인 저탄소차를 따로 모아 전시할 만큼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다.
유럽 '올해의 차' 타이틀을 두고 맞붙는 최종 후보군 7개 모델(BMW i3, 시트로엥 C4 피카소, 마쯔다 3, 벤츠 S-클래스, 푸조 308, 스코다 옥타비아, 테슬라 모델 S) 중에서도 전기차인 i3와 모델 S가 한 자리씩 차지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005380]는 이번 모터쇼를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콘셉트카 HED-9(인트라도)의 글로벌 데뷔 무대로 삼을 계획이다.
이는 현대차 독일 유럽기술연구소와 유럽디자인센터가 각각 기술·디자인 개발을 맡은 콤팩트 크로스오버차량(CUV)으로 현대차가 양산 중인 수소연료 전지차 ix35(투싼ix)보다 작고 가벼운 파워트레인을 탑재할 전망이다.
작년 3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수소차 시범운행 사업자로 재선정된 현대차는 덴마크·스웨덴 등 유럽의 관공서 위주로 수소차 수출길을 열었고, 올해 초부터 미국에서도 수소차를 민간 판매해 이 분야의 강자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기아자동차[000270] 역시 병렬형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이는 엔진과 모터가 함께 차바퀴를 굴리는 방식으로, 엔진이 발전기를 돌려 생산한 전력을 모터에 보내 차바퀴를 굴리는 직렬형보다 전력 손실이 적다.
쌍용차[003620]는 1.6ℓ 엔진과 모터, 리튬이온배터리로 구성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인 7인승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콘셉트카 XLV를 선보이기로 했다.
유럽과 일본 브랜드들도 '작고 효율적인 차'를 속속 내놓을 예정이다.
BMW는 프리미엄 소형차 뉴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와 4도어 쿠페 모델 뉴 4시리즈 그란 쿠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으로 새단장한 뉴 X3를 처음 공개한다.
순수 전기차 i30와 충전식(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i8도 대기 중이다.
아우디는 가장 작은 A1시리즈에 터보 직분사엔진과 상시 4륜구동 콰트로 시스템을 넣은 고성능 모델 S1과 S1 스포트백을 선보인다.
프랑스 르노그룹은 벤츠의 경차 브랜드 스마트와 공동 개발한 소형차 트윙고의 3세대 모델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소형차 전용 브랜드 '아이고'(AYGO)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일본 스타일의 장난스러운 'J-Playful'을 디자인 테마로 잡고, 일본 젊은 층의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아기자기하고 개성 넘치는 소형차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혼다는 차세대 연료전지 전기자동차 FCEV 콘셉트카를 전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