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시론>‘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by admin posted Dec 2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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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16년 병신년의 한해가 저물어갑니다.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는 말처럼 원하던 원치 않던 시간은 유수하게 흘러 한 해의 끝자락에 이르는가 봅니다.
하루가 30번모여 한 달이 되고 그 하루가 365번 모여 한 해가 되며 또 그 하루가 2·3만번 모여 우리의 생이 되기에 하루하루가 매우 소중하다 생각합니다.
선인들은 이를 두고 항상 기쁜 날이되고 보람 있는 날이되고 의미 있는날이 되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는데 이를 제대로 실천하고 살았는지, 부족했던 한 해를 되돌아 봅니다.
하지만 희망은 늘 우리 겉에서 기다려 주고 있다는 사실에 낙담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어제 저녁에 덮고 잔 이불 속에서 오늘 아침을 맞이하는 법이지만 어제와 오늘의 중간에 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후회로 얼룩진 지난 시간들의 어두운 기억을 통해 희망을 꿈꾸는 기회의 시간을 가져 보라는 가르침이 아닐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꿈을 꾸고 열정을 다해 그 꿈에 도전하여 성취하였을 때 사람들은 삶의 희열을 느낍니다. 산다는 게 꿈을 실현하는 것이고 그것이 사람답게 사는 것이란 말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꿈이 없는 사람은 그래서 불행하다고 말하는가 봅니다.
그런데 올 한 해 동안 대한민국의 위정자들은 꿈을 주기보다는 편법으로 자신들만의 세상을 만들어 백성들을 불행하게 만든 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잘못을 시인하기 보다는 변명과 거짓으로 일관하는 그들의 거짓된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절망과 자괴감에서 벋어나려고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향했을 것입니다.
중국 고전에 염라대왕이 고기를 먹은 사람을 잡아다가 재판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고기를 먹은 자는 파는 사람이 있어 먹었다 하고, 파는 사람은 도살자가 있어 그랬다 하고, 도살자는 먹고 파는 자가 있어 그랬다고 답하자 염라대왕은 책임을 서로 미루는 인간을 보며 기가 차서 그 재판을 그만 두었다는 것입니다. 염라대왕 조차도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는 인간에게 이골이 난 것일까요?
이 이야기처럼 한해 동안 한국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주인공들이 하나같이 약속이나 한 듯 “나는 모르고 내가 한 일이 아니다”며 발뺌하는 모습이 이와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추한 인간의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노랫말처럼 사람은 어떤 만물보다 아름다운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람의 아름다움은 타고난 외적 형상보다는 내면에 축적한 지식과 경험이 인격이 되어 남에게 선을 행하는 것에 기초한 말일 것입니다. 또한 인생을 보는 시각도 행운에 의존하지 않고 역경 가운데서도 오히려 정직하여 기존과 권부에 아부하지 않고 진리에 힘을 다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무게를 육중하게 해주는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를 좌절하게 만들었던 추한 사람들로 인해 이런 불변의 진리가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테레사 수녀는 불행한 일이 발생할 때 이를 두고 ‘문제’라는 말로 불평하고 좌절하기 보다는 이를 ‘축복’이란 말로 바꾸어 보자고 함께 일했던 자선병원의 봉사자들에게 제안한 적이 있습니다. 올 한해 좌절감에 힘들어 했던 우리 모두에게 제안하는 말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자신을 희생해 어두움을 밝히는 촛불처럼 남 탓만 하기보다는 자기 탓으로 돌릴 줄 아는 촛불 같은 넉넉한 마음과 테레사 수녀의 말처럼 비록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 ‘문제’가 되었지만 이는 더 낳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축복’의 시작이라는 말로 바꾸어 행동해 보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새롭게 다가올 2017년 정유년 한해도 독자 여러분 가정에 하늘의 복이 충만 하시길 기원합니다.
<한국일보 애틀랜타&앨라배마 조미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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