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빨리 줍더라도
세균감염 절대 못 피해
‘땅거지래요, 땅거지래요’. 땅바닥에 떨어진 과자를 주워 먹으면 어김없이 손가락질과 함께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바닥에 떨어진 음식은 아무리 재빨리 집어 먹어도 세균 전염의 위험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음식이 바닥에 떨어졌더라도 약 5초 내에 주워 먹으면 큰 위험이 없다는 기존의 이른바 ‘5초 룰’(5Seconds Rule)을 정면으로 반박한 연구결과다. 뉴저지주 러트거 대학의 도널드 W. 셰프너 식품미생물학과 교수는 2년여간 진행한 연구결과를 통해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아무리 빨리 집어 먹어도 세균과 함께 섭취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셰프너 교수의 이번 발표가 있기 전 바닥에 음식이 떨어져도 5초 이내에 주워 먹으면 괜찮다는 민간 속설이 있었고 속설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2014년 영국 애스톤 대학 연구팀은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수초내에 집으면 오랫동안 떨어져있는 음식에 비해 세균접촉 위험이 낮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같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빨리만 주워 먹으면 무해할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셰프너 교수가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조사를 인용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표면접촉으로 인한 ‘교차 오염’(Cross Contamination)이 음식 오염으로 인한 32가지 질병 원인 중 6번째로 높은 원인이다.
셰프너 교수팀은 ‘5초 룰’이 맞는 지를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스테인리스 스틸, 세라믹 타일, 나무 바닥, 카펫 등 4종류의 바닥재에 수박, 식빵, 버터 바른 식빵, 젤리 등 4종류 음식을 떨어 뜨리는 방법으로 세균전염 여부를 실험했다. 각 바닥재에 살모넬라 균과 유사한 박테리아를 미리 살포한 뒤 떨어진 음식을 각각 1초, 5초, 30초, 300초내에 주워 세균전염 여부를 파악했다.
약 2,000번의 실험을 진행한 결과 떨어진 음식을 빨리 주우면 세균이 덜 전염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일단 바닥에 떨어진 음식은 모두 세균에 즉시 전염되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바닥재 별로는 카펫에 떨어졌을 때 세균 전염률이 타일이나 스테인리스 스틸에 비해 낮았다. 음식별로는 수박의 세균 감염률이 가장 높았고 젤리가 가장 낮았다.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빨리만 주워 먹으면 괜찮다는 믿음이 생긴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심리학적인 이유로는 사람이 순간적인 판단을 내릴 때 이성적인 근거보다는 어림짐작에 의한 근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세균은 눈에 보이지 않아 바닥에 세균이 없을 것이라는 순간적인 판단이 작용해 바닥의 음식을 주워 먹게된다는 것이 이유다. 또 어릴 때부터 음식을 낭비하면 안된다고 교육을 받은 사람도 떨어진 음식에 손이 가게 되고 과거 아무 탈이 없었던 경험도 떨어진 먹게되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준 최 객원기자>
▲바닥에 떨어진 음식은 아무리 빨리 주워도 세균 전염을 피할 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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