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살면 참 편리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치과가 가깝다는 것입니다. 동네 슈퍼마켓 다녀오는 길에 약속 없이도 불쑥 들릴 수 있는 곳이 치과이기 때문입니다. 그에 비하면 미국에서 치과 가는 일은 여간 어렵고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한국사람과 미국사람의 치과 다니는 모습에는 아이러니한 차이가 있는 것을 봅니다. 물론 인종과 각 사람에 따라 어떤 기준을 절대화 시키는 것은 맞지 않지만 ‘치과 문화’에 대한 일반적인 차이를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미국인의 치과에 대한 인식-예방>
모든 미국 환자가 그렇다고 할 순 없지만 치료를 하다 보면 보편적으로 미국사람들의 경우에는 치과를 다니는 것을 마치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관리해야 하는 것처럼, 또 자동차 엔진오일을 주기적으로 갈아주어야 하는 것처럼 당연히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가족들이 늘 다니는 정해진 치과가 있고 일년에 한 두 번 이상은 정기점검과 치료를 받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충치 하나 없고 칫솔질도 잘하고 치아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건강한 치아를 가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정기적으로 치과에 가서 치아 점검과 청소를 하고, 구강 암 등의 진료를 하는 것을 중요하고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이처럼 치과를 정기적으로 다니는 사람들이다 보니 당연히 큰 치과 치료가 발생하지 않게 됩니다. 미리 예방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을 ‘예방 치의학’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하는 미국사람들의 경우 치과는 치료보다는 스케일링과 치아 미백 등과 같은 예방과 미용을 관리하는 장소로 여겨지는 듯 합니다.
<한국인의 치과에 대한 인식-치료>
한국사람에게 치과는 쉽게 갈 수 있는 곳인데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예방을 위하여 정기적으로 다녀야 하는 곳이라는 의식은 그리 보편화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문제가 있고 통증이 있을 때 가는 곳, 그래서 치과는 너무나 아프고 돈이 많이 드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치과에서 만나는 한국 환자들의 경우에는 스케일링, 치아 미백 등과 같은 예방과 미용 진료를 받는 분도 계시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환자들은 예방보다는 아파서 오는, 치료 때문에 오시는 분이 더 많습니다. 사실 한국사람들은 어느 민족보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고 바쁜 생활 속에서 치아에 별 문제없는데 일부러 스케일링을 받으러 치과 약속을 잡고 온다는 것은 불필요하게 느껴지고 번거로운 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문화 속에 아직 ‘치과 생활화’라는 인식이 정착되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자신의 건강을 위한 투자>
우리는 커트, 파마, 염색 등과 같은 머리 손질을 위해 미용실에 가는 일이 번거롭지만 당연한 일로 여기고 적어도 한 두 달에 한번은 일부러 시간과 돈을 쓰면서 관리합니다. 자동차를 고장 없이 오랫동안 잘 타기 위해 오일 교환, 브레이크, 타이어 등을 바꾸는 일에도 꾸준히 투자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강을 위해서도 이와 같은 정기적인 관리가 꼭 필요합니다. 바로 예방입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구강 건강이 가장 기본이 됩니다. 치과는 문제가 생겨서 가는 곳이 아닌, 건강을 위해 당연히 가야 하는 생활 속의 문화가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건강한 선진 한국인이 되는 길입니다.
몽고메리 & 오펠라이카 E 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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