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할 수 없고, 아이들 뭘 먹이나”
마트·델리·정육점등 한산...매출 악영향
“아이들이 햄과 소시지를 좋아하는데 영 찜찜합니다. 이제 먹지 말아야 하는 건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소시지·햄·핫도그 등 가공육을 담배나 석면처럼 발암 위험성이 큰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붉은 고기도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한인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무엇보다 먹거리를 걱정해야 하는 한인 주부들이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7일 오후 퀸즈 플러싱에 있는 한인 대형마트의 가공육 코너에서 만난 소비자들은 한결같이 햄과 소시지, 베이컨 등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김모(베이사이드) 주부는 “햄과 소시지 등을 매주 정기적으로 구입해 아이들 반찬은 물론 샌드위치, 핫도그 등도 만들어 먹었는데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라면서 “당장 오늘부터 식단에서 가공육은 빼버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모(와잇스톤) 주부도 “많이 안 먹으면 괜찮다고 하지만 아무리 적더라도 발암물질 같은 걸 어떻게 먹겠냐”고 반문한 뒤 “앞으론 먹을 일 없을 거 같다”며 가공육 코너에서 발길을 돌렸다.
정육 코너도 가공육 코너보다는 사정이 좀 덜했지만 이번 파동이 있기 전보다 한산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닭고기를 구입한 장 모씨는 “가족들이 즐겨 먹는 소고기와 돼지고기까지 2A군 발암물질로 분류됐다는 소식에 고민이 아닐 수 없다”면서 “소식을 듣고 난 뒤 구입하려니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한인 마트와 정육점, 델리가게 등 관련업계 분위기는 살얼음판이다.
업계에 따르면 가공육 발암물질 소식이 전해진 후 한인 마트와 델리가게의 가공육 관련 매출이 평소보다 30% 이상씩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마트 관계자는 “이번 보고서는 워낙 공신력 있는 기구가 발표한 것이기 때문에 고객들이 가공육 관련 제품 구입을 꺼리고 있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미 육류업체 입장에서는 이번 WHO 발표가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믿지 않는 눈치여서 당분간 매출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천지훈 기자>
▲27일 퀸즈 한인마트의 가공육 코너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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