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려진 속담에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치과의사로서 실제로 이가 없어 잇몸으로 사시는 분들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음식물을 씹기에 이가 불편하거나 치아가 빠진 경우에 어쩔 수 없이 잇몸으로 씹어야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내장 기관에 문제가 생기면 심각하게 생각하고 빨리 고치려 하지만 치아에 문제가 생기면 상대적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치료를 늦추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동물의 세계를 생각해 보면 치아는 생존에 가장 중요한 기관이며 치아가 나빠지거나 없어진다는 것은 곧 죽음으로 연결되는 치명적인 손실이 되는 것 입니다. ‘이빨 빠진 호랑이’라는 말처럼 동물에게 치아는 어떤 장기와 신체 기관보다도 생명을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치아가 없어지면 영양 부족을 일으킨다>
동물에게 치아가 중요한 기관인 것처럼 사람에게도 치아는 동물 못지 않게 중요한 기관입니다. 사람이 치아가 없어지면 동물들처럼 바로 죽는 것은 아니지만 건강과 생명에 적지 않는 악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그 중 한가지가 영양실조 입니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 우리 몸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영양소들이 있는데 그 중에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치아가 약해지거나 없어지게 되면 이 같은 영양소들의 섭취와 소화가 둔화됩니다.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신체의 당질의 근거가 되는 탄수화물은 쌀이나 빵, 혹은 면류 등을 통해서 섭취하게 되는데 치아가 좋지 않는 경우에는 부드러운 음식만 먹어야 하기 때문에 부드러운 탄수화물을 선호하게 되고 단단한 탄수화물을 자연히 피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몸에 좋은 현미나 우엉과 같은 섬유질이 많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 불편하게 되면 잘 씹을 수 없게 되고 그 영양소 또한 몸에 잘 흡수되지 않게 됩니다.
단백질은 우리들의 몸을 유지 시키는 필수적 영양소 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단백질 음식들은 씹지 않고 섭취 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단백질은 고기나 생선에 많기 때문에 단백질 섭취에 가장 필수적인 것은 건강한 치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단백질이 부족해 지면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게 되고 병과 싸우는 면역력도 떨어지게 되어 감기 폐렴과 같은 감염이 되기 쉽습니다. 상대적으로 여러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 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치아가 안 좋으신 분 들은 두부와 같이 부드러운 단백질 음식을 통해서라도 단백질 섭취에 특별히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고령자들의 영양상태와 치아의 상관관계>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보면 치아가 약하거나 없는 경우일수록 영양 상태가 더욱 안 좋아지는 것을 보여 줍니다. 그 연구에서 고령자 중에 총 65% 이상이 영향이 부족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또한 어금니가 없는 사람일수록 어금니가 있는 사람에 비해 영양실조에 걸릴 확률이 3배 이상 높았다고 합니다. 한 79세의 남성의 경우 10여 년 전부터 치주가 안 좋아지면서 치아가 하나 둘씩 빠지게 되고 결국 앞니 3개밖에 남지 않게 되었는데 그 남성이 치아가 빠지고 먹는 것이 힘들어 지면서 원래 68 킬로그램 이였던 몸무게가 무려 14 킬로그램까지 떨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특별히 은퇴 후에 집에서만 종일 생활하는 고령자일수록 이 같은 위험에 더욱 노출 됩니다. 다시 한번 우리 주위의 부모님들과 어르신들의 치아 상태와 건강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건강한 삶을 위해 평소에 치아 건강과 관리를 잘 하여 ‘잇몸으로 사는’ 어려움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몽고메리 & 오펠라이카 E 치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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