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늄의 재발견
1950년대 스위스에 한 평범한 정형외과 의사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의사는 부러진 팔 다리를 고정시켜 고쳐주는 치료를 주로 하는 의사였고, 특별히 어떻게 하면 부러진 뼈가 잘 붙을까 하는 연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연구의 한 방법으로 토끼의 부러진 다리를 최신 고정장치로 잘 고정시켜 놓고 부러진 뼈가 붙기를 기다리고 있었지요.
몇 주가 지나서 토끼의 뼈가 잘 붙어있음을 확인한 후 고정장치를 제거하려고 했습니다. 토끼 치료에 썼던 고정장치는 그 당시에는 최신 고정 기구로써, 최근에 이 의사가 비싸게 사들인 것이었기 때문에 다음 연구에 재활용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쉽게 제거되어야 할 이 장치가 꿈쩍도 하지 않는 것 이였습니다. 도대체 왜 이 고정장치가 제거되지 않는지, 한참을 실랑이 하다가 자세히 살펴보니 토끼의 부러진 다리뼈가 낫는 과정 중에 고정장치에 뼈가 아예 엉겨 붙어 버린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비싼 장치를 한번밖에 못 쓰고 버리게 되는 게 아닌지 걱정하며 토끼 다리뼈에서 장치를 분리해 내려고 애를 쓰다가 갑자기 한가지 의문점이 생겼습니다. 도대체 이 장치는 어떤 금속으로 만들어 졌는데 동물의 뼈가 이렇게 잘 엉겨 붙는단 말인가?
알고 보니 그 장치는 ‘타이타늄’이라는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그 외과의사는 타이타늄 금속이 사람의 뼈에도 동일하게 붙는지 확인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타이타늄으로 치아 모양을 만들어 치아가 빠진 부분의 턱 뼈에 심어보기로 했습니다. 그 당시 자원자를 구했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실험에 자원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자원자들에게 심어진 이 타이타늄 인공치아는 성공적으로 뼈에 잘 엉겨 붙었고 이 외과의사는 그때부터 인공 치아의 개발에 전력을 다하기 시작했지요.
이 외과의사의 이름은 브레네마크(Brånemark)로 현재까지도 가장 명성 높은 최초의 임플란트 회사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토끼의 다리뼈에 붙은 보조장치에 착안해 시작된 인공치아 임플란트 초기에는 치과계에서 논란거리였지만 차츰 대중화되기 시작해 이제는 치의학의 커다란 획을 그으며 임플란트학 이라는 한 분야로 자리잡았고 이제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치과치료가 되었습니다.
고대부터 인간은 치아가 빠졌을 때 그 자리에 치아를 대체할만한 무엇인가를 끼워 넣으려는 노력을 쉬지 않고 해 왔습니다. 중국인의 옛 문명에서 발견된 유골에는 대나무를 깎아서 만든 치아가 턱뼈에 박혀 있었고 이집트 문명에서 발견된 두개골에서는 금이나 은, 또는 상아를 이용해 만든 인조치아가 발견되었습니다. 옛 마야 문명에서는 하얀 조개 껍질을 사용해 치아를 만든 흔적을 발견했는데, 이 조개 껍질 치아는 그나마 가장 오랫동안 뼈에 붙어 버텼고 보기에도 가장 치아와 유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어느 재료도 인간의 뼈와 거부반응 없이 영구적으로 결합되지는 못했지요. 우연히 발견된 타이타늄 인공치아, 임플란트로 인해 치아를 잃은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얻게 돼 얼마나 다행한 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더 나아가, 악어의 치아가 빠지면 무제한으로 다시 생기듯 사람도 치아가 빠진 자리에 새로운 치아가 다시 자라나게 만드는 치료를 누군가 개발해 주기를 기대해 보는 건 너무 무리한 일일까요?
e치과 원장, 주소 6956 Vaughn Rd. Montgomery, AL. 전화 334-578-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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