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여름방학 과외열기 새 풍속도
타주 한인학생들 남가주 학원 인기, 강남 족집게 강사 찾아서 귀국파도
#여름방학을 맞아 학생들로 붐비는 어바인 지역의 한 한인 SAT 학원. 이곳에서 SAT 8주 집중과정을 듣고 있는 한인 고교생 김모군(11학년)은 여느 학생들과 좀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집이 미시간주인데 남가주까지 원정 수강을 온 것이다.
이 학원에는 콜로라도주와 코네티컷주 등 타주 지역에서 온 다른 한인 고교생들도 있어 김군은 비슷한 처지의 학생들과 친구가 됐다고 한다. 김군의 어머니 김모씨는 “대학 입시를 위해 SAT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데 미시간은 한인 커뮤니티가 워낙 작아 큰 맘 먹고 왔다”며 “어바인은 교육도시로 유명하고 한인 SAT 학원도 많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벤추라 지역에서 사립학교에 재학 중인 11학년 김모양은 여름방학을 하자마자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서울 강남에 있는 학원에서 SAT 강좌를 듣기 위해서다. 김양의 조기 유학을 위해 LA에 왔다는 어머니는 “SAT 시험 준비를 위해 방학이 되면 한국에 보낸다”며 “강남 입시학원들이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고득점 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여름방학을 맞아 대입 준비를 위한 원정 SAT 수강에 나서는 한인 학생들이 적지 않다. 학원 업계에 따르면 여름방학은 한인 고교생들의 대이동 기간이라 할 수 있다.
여름방학을 맞아 남가주 지역 일부 한인 부모들은 서울 강남 등에 있는 이른바 족집게 SAT 학원에 자녀들을 보내고, 타주의 한인 부모들은 어바인 등 남가주 지역의 SAT 학원을 찾고 있다.
어바인의 한 SAT 학원장은 “여름방학 동안 남가주 지역 SAT 학원에서는 타주 지역에서 온 한인 학생들을 자주 볼 수 있다”며 “콜로라도, 미시간, 코네티컷 등 한인 학원 문화가 없는 지역 부모들이 교육도시로 알려진 어바인 등에 대한 소문을 듣고 학원 문을 두드린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쳐준 원어민 교사를 따라오는 ‘조기유학생’이 늘어난 모습도 신 풍속도다.
LA 한 주말 한국학교 교장은 “원어민 교사로 한국을 갔다 온 친구가 지금은 조기유학생 홈스테이를 운영하며 한 달 수입만 1만달러가 넘는다. 아이만 혼자 보내는 부모 입장에선 1년 동안 알고지낸 원어민 교사만큼 신뢰할 사람도 없어 이런 현상이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전직 원어민 교사가 조기유학 홈스테이 전업으로 많은 수입을 벌어들인다는 소문은 한인 2세, 현지 영어권 학생들도 혹하게 만들고 있다. 조기유학 홈스테이 대행에 나서는 한 브로커는 “한인 2세나 그 친구들 중 원어민 교사 지원 초기부터 ‘사업가능성’을 타진하는 이들도 생겼다”며 “이들은 한국에서 교사 생활을 하는 1년 동안 엄마들과 인맥을 쌓고 귀국 할 때 아예 조기유학생을 데리고 온다”고 말했다.
원정 SAT 수강으로 상징되는 한인 부모들의 지나친 교육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높다. 미국 대학 진학 준비 과정이 SAT가 다가 아닌데 SAT 고득점만을 노린 원정 수강이 편향된 결과로 나타날 수 있고, SAT 고득점 위주의 공부가 나중에 대학에 진학해서도 부작용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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