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 이어 5년간 2배 급증
지난해 3만3,000여명 사용
“부자 자녀 휴식”지적도
올해 고교 졸업반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큰딸 말리아 오바마(17)가 하버드대에 합격한 뒤 대학 진학을 1년 미루고 ‘갭 이어’(gap year)를 갔겠다고 백악관이 발표하면서 갭 이어 제도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미국 대학들은 진학 직전 휴식기간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며 이를 장려하고 있지만 부유층의 전유물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없지 않다.
‘갭 이어'는 고교 졸업 후 대학 또는 대학원 입학 전, 아니면 학교 졸업 후 직장생활 직전에 여행 등으로 사회경험을 쌓는 기간을 통칭하는 용어인데, 이를 활용하는 학생들이 늘면서 미국사회에서 보편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CBS 방송은 지난해에만 고교 졸업자 3만3,000여명이 ‘갭 이어'를 택했다면서 이는 2011년보다 2배나 급증한 수치라고 전했다.
시사 잡지 ‘애틀랜틱'은 유럽에서 일반적이던 ‘갭 이어'가 최근 미국에서 더욱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자료는 없지만, AP 통신의 보도를 인용해 해마다 3만∼4만명의 학생이 ‘갭 이어'를 지낸다고 전했다.
미국 최고 명문인 하버드대를 필두로 노스웨스턴 등 엘리트 대학들이 ‘갭 이어'를 학생들에게 장려하고 있다. 하버드대는 홈페이지에서 “입학허가를 받은 학생들이 등록을 1년 미루고 여행 또는 특별한 활동 등을 하거나 다른 의미 있는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길 권장한다"며 매년 80∼110명의 학생들이 입학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 대학은 대입과 취업을 위한 준비가 이르면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되면서 학생들이 큰 압박을 받고 있다며 1년여의 ‘타임아웃'을 통해 “한발 물러나 돌아보면서 자신의 가치와 목표에 대한 시각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이를 통해 그동안 익숙하게 받아온 주위의 압력과 기대에서 벗어나 삶의 경험을 얻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갭협회'의 조사 결과를 보면, 사회에서의 경험을 터득하고 개인의 성장을 느끼고자 ‘갭 이어'를 택한다는 응답자가 92%에 달했다. 85%는 세계를 여행하며 다양한 문화를 접해보고 싶어서라고 답했고, 전통적인 학업과정에서 잠시 쉬고 싶었다는 답도 81%나 나왔다.
‘갭 이어'가 학업 성취도 향상에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의 보도에 따르면 미들버리 칼리지 입학허가처의 조사 결과 ‘갭 이어'를 사용한 학생들의 평균 학점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지속적으로 높았다.
더 나은 미래 설계와 자아실현을 위한 방편으로 ‘갭 이어'가 인기를 끌지만, 여기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투영됐다고 애틀랜틱은 지적했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대학에 가지 못하거나 휴학하는 학생의 대부분은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는 이들로 소수계 인종이거나 저소득층 자녀라는 것이다. 이에 반해 부잣집 자녀의 ‘갭 이어' 선택은 휴식, 즐기기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갭 이어'를 즐긴 응답자의 18%가 부모의 연간 수입이 20만달러(약 2억2,724만원) 이상이라고 답했고, 이들의 71%가 부모에게서 ‘갭 이어' 자금을 충당했다는 미국 갭협회의 자료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애틀랜틱은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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