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룡 "어려운 상황에도 철저히 계산으로 밀고 나가…너무 냉철"
초반에는 '꼼수'성 응수타진…중반에는 '승부수' 한 방
"전혀 인간같지 않았다."
바둑으로 인류를 이긴 인공지능 알파고는 '인간이라면 보일 수 없는 냉정함'으로 인류 최강 이세돌 9단을 무너뜨렸다.
알파고는 이세돌 9단이 승부수를 던져도 아무렇지 않게 대응하기도 했다.
알파고는 9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의 첫 대국에서 기계다운 '무덤덤함'으로 18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에 패하고 "도무지 둘 수 없는 수가 나와서 놀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팽팽한 접전 속에서 좌중앙에 큰 집을 만들며 유리한 형세를 만드는 듯했던 이세돌 9단은 알파고의 백 102수가 나오면서 흔들렸다.
알파고는 초반 우상귀 접전에서 이세돌의 흑 대마를 놓고 '꼼수'성 착수로 응수를 타진하기도 했다.
팽팽한 접전 속에서 좌중앙에 큰 집을 만들며 유리한 형세를 만드는 듯했던 이세돌 9단은 알파고의 승부수 한 방에 흔들리고 말았다.
다소 불리해진 알파고는 백 102수로 우변 흑집에 침투, 단숨에 형세를 뒤집었다.
이세돌 9단은 장고를 거듭하는 등 당황한 기색을 보이다가 결국 집 손해를 보고 알파고에 승기를 내줬다.
▲<세기의 대국> 현장 중계진도 '난감'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이세돌 9단에게 판세가 불리하게 흐르자 현장 중계진이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에 대해 이날 공개해설자로 나선 김성룡 9단은 "알파고가 좌하귀에서 망했었다. 그래서 이세돌 9단은 이겼다고 생각하고 방심했던 것이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김 9단은 "알파고는 주식 용어에 비유하자면 조금 손해가 나면 '손절매했다'고 생각하고 밀고 나간다. 전체적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사람이라면 말도 안 되는 냉정함이다"라고 놀라워했다.
알파고가 불리한 상황에서도 강수를 두자 승기를 느끼며 방심하던 이세돌 9단은 당황했다.
김 9단은 "사실 당시 형세는 만만치 않았는데, 이세돌 9단은 이겼다고 생각하고 쉽게 처리하는 등 방심한 모습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세돌은 프로의 직감으로 승리를 확신한 것인데, 직관이 발목을 잡은 셈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알파고는 철저히 계산에 의한 바둑을 뒀다.
부분전투에서는 졌지만, 전체적 판세를 계산해보면 이길 길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 9단은 "프로라면 예측하기 어려운 순간에 승부를 건다. 그러나 알파고는 무리해서 미지수로 가지 않고 앞으로 남은 가능성을 더 보는 것 같다"며 알파고가 백 102수로 자리를 옮긴 이유를 분석했다.
제5국 심판을 맡은 이다혜 4단도 "알파고는 부분에 집착하지 않고 전체를 본다. 한 번 밀려도 무리하지 않고 이기는 길을 찾아서 간다"고 평가했다.
알파고는 상대의 승부수에도 냉철하게 대응했다.
초반 이세돌 9단은 7번째 수로 우변에 정형에서 벗어난 돌을 놓아 비틀기를 시도했다.
사람이라면 당황했을 수였다. 그러나 알파고는 흔들리지 않고 곧바로 우상에 돌을 놓았다.
김 9단은 "당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알파고가 쉬운 길로 나갔다"고 말했다.
추형석 소프트웨어 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초반 이세돌의 변칙수에 담담하게 대응한 것이 가장 놀랐다"고 밝혔다.
이세돌 9단이 장고 끝에 돌을 놓아도 알파고는 평균 1∼2분 만에 응수했다.
이같은 시간 놀이도 이세돌 9단을 압박했다.
추 연구원은 "알파고는 시간도 많이 안 썼다"며 "장고하지 않고도 이런 실력을 보여준 것이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김 9단은 "알파고는 인간의 감정을 배제한 바둑을 뒀다"고 놀라워했다. <연합뉴스>
▲<세기의 대국> '아쉬움을 뒤로 하고' 구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맞대결에서 패한 이세돌 9단(오른쪽)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기자회견에서 밖으로 나서고 있다. 왼쪽은 알파고의 개발자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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