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처방약 안 먹는 이유 가지가지…‘목숨 건 도박’

부작용 있을까봐 두려워…비싼 약값 부담돼서…약 먹으면 아픈 거 같아 싫어

by admin posted Apr 2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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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에 계속 의존할까봐…몸이 화학물질 안 받아서…별로 안 아픈데 왜 먹어야 하나



미국민들 사이에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만연돼있는 전염병이 있다. 이 병은 현재 미국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어떤 병보다도 영향력이 강하고 돈도 많이 든다. 이 병의 이름은 ‘처방약 안 먹기’인데, 환자들이 하려고만 하면 100% 예방 가능한 병이다.

미국의 내과의학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의 조사에 따르면 20~30%의 처방약이 한번도 리필 되지 않고, 만성질환 처방약의 50%가 처방대로 복용되고 있지 않다. 약을 복용하는 사람들조차 단순 감염이건 생명이 위험한 상태이건 간에 처방된 양의 절반 정도밖에는 복용을 하지 않는다.

처방약의 복용 거부는 일년에 12만5,000명의 죽음과 최소 10%의 병원 입원을 야기하며 미국의 의료 시스템에 무려 1,000억에서 2,890억 달러의 손실을 끼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이 보고서는 기록했다.

C. 에버렛 쿱 전 보건국장은 “환자가 약을 안 먹으면 약효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에 의사 통제 하의 연구실험에서는 그렇게 잘 듣는 신약들이 의약품 시장에 풀리고 나면 약효가 그만큼 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바로 그 때문에 수많은 환자들에게 병이 나을 수 있는 약을 처방했는데도 잘 낫지 않고, 병이 재발하며, 심지어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사 결과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의 3분의 1이 면역억제제를 복용하지 않고 있으며, 심근경색 환자의 41%가 혈압약을 복용하지 않고, 천식을 가진 아동의 절반 정도는 흡입기(inhaler)를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일관성 없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이 처방약을 처방대로 복용하지 않을 때 응급실 방문과 병원 입원이 늘어나고 더 많은 사망이 생겨난다”고 말한 전국 유대인건강의 건강증진센터 공동소장 브루스 벤더는 “처방약의 복용 거부는 대단히 큰 문제이며, 사람마다 그 이유와 핑계가 너무 많아서 해결하기가 무척 어렵다”고 개탄했다.

■ 병보다 무서운 처방약 거부
만성질환자 50% ‘맘대로 복용’
연 12만5천명 죽음을 야기
1천억~2,890억달러 의료손실

예를 들어 자녀의 천식 치료를 위해 처방된 약을 사용법 대로 준수하지 않는 부모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면 “아이가 계속 약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 싫어서” 그랬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천식의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폐에는 염증이 잠재해있기 때문에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그 아이는 감기에 한번 걸려도 6주씩이나 앓아눕게 된다는 것이 닥터 벤더의 설명이다.

보스턴의 브리검 여성 병원의 심장전문의 닥터 리사 로젠바움이 심장마비를 겪은 환자들에게 왜 약을 복용하지 않았느냐고 물었을 때 돌아온 대답은 “나는 옛날 사람이라 약 먹는 걸 싫어한다”는 것이었다. 이 말을 한 사람은 신장이 망가지고, 혈관계통 질환을 앓고 있으며, 당뇨병까지 갖고 있는 남자였다. 비슷한 대답 중에 “나는 약 먹는 타입이 아니다”는 것도 있다.

닥터 로젠바움이 한 지인에게 이 문제에 관한 의견을 물었을 때 그는 이런 말을 했다. “약을 먹는다는 건 자기가 아프다는 사실을 상기하게 만든다. 세상에 누가 아프고 싶겠는가?” 그는 자기 할며니가 심장병이 있는데도 처방약 복용을 거부하자 밤마다 비타민이라고 속여서 먹게 했다고 한다. 할머니가 비타민은 건강에 좋다며 먹곤 했기 때문이었다.

또 다른 환자들은 약이 ‘화학물질’이기 때문에 혹은 ‘비자연적’이기 때문에 먹지 않는다고 이유를 댄다.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던 한 남자는 의사가 처방한 스타틴(콜레스테롤 저하제)을 먹지 않고 어유(fish oil)를 대신 먹었다고 한다. 어유는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동맥 플라크를 안정시켜준다고 알려져 있지만 식품의약국에서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대체약품이다.

■ 약 먹는 것을 생활습관으로
효과 검증 안된 대체약품이나
다이어트·운동에만 의존 위험
효과 있건 없건 처방 지켜야

닥터 로젠바움은 “사회 전반에 자연요법에 관한 신념이 퍼져있다”고 말하고 “다이어트와 운동만 열심히 하면 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약 복용을 놓고 자체적으로 테스트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닥터 벤더는 “몇 주 동안 처방약을 끊고 지내봐서 별로 몸에 이상이 없는 거 같으면 약을 먹지 않고 지낸다”면서 “이런 일은 특히 심장질환과 고혈압과 같이 증상이 ‘조용한’ 질병을 가진 환자들에게서 흔한데, 그 결과는 당장 나타나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아주 심각한 건강 이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어떤 환자들은 비용 대 편익 분석을 해보아서 자기 문제가 그다지 심각하지 않으면 값싼 약이라도 돈을 지불하려 하지 않는다. 또 누군가 부작용에 대해 이야기하면 곧바로 끊어버리는 사람도 있다.

약값 역시 중요한 요인이다. 코페이가 50달러를 넘어서면 처방약 복용률은 크게 떨어진다. 특히 한 달에 4,000달러나 드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의 경우 처방해봐야 안 먹는 환자가 많고, 양을 줄여서 복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양을 줄이면 당연히 치료 효과는 떨어지게 된다.

피츠버그 대학 헬스 플랜의 소장 닥터 윌리엄 슈랭크에 따르면 애트나 보험회사가 심근경색에서 회생한 환자에게 무료 약을 제공했더니 자기가 돈을 내고 약을 사먹는 환자들에 비해 약 복용 비율이 6% 상승했고, 심근경색과 뇌졸중도 11% 적게 발생했다.

“환자들이 약을 안 먹는 이유는 너무도 많습니다. 복용법이 너무 복잡하다, 헷갈린다, 별로 아프지 않다, 부작용이 있을까봐 싫다, 약값이 없다, 약을 먹으면 아픈거 같아서 싫다 등등… 이렇게 이유가 많으니 문제를 고치기가 어려운 거죠”

그렇다 해도 물론 개선의 여지는 있다. 한 가지 증상에 처방되는 여러 개의 약을 한 알로 함축하거나 한 팩에 넣어서 내놓는 것과 용량을 단순화 시키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고, 의사와 약사들은 디지털 테크닉을 사용해 환자와 소통하면서 약 복용의 중요성을 정기적으로 상기시키는 서비스도 할 수 있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약 복용 거부의 중요한 이유로 꼽히기 때문에 의사들은 반드시 환자에게 혹시 있을지 모르는 처방약의 부작용을 알려주어야 한다. 의사가 혹시 빠뜨리면 환자들이 반드시 물어보아야 한다.

약 복용을 잊어버리거나 시간을 놓치는 일도 흔한 문제다. 환자들에게 스마트폰이나 알람시계 등 다양한 기기를 사용해 다음 번 약 먹는 일을 잊지 않도록 노력하도록 주지시켜 주는 것이 필요하다. 혹은 부부나 가족이 있으면 서로 당번을 정해 알려주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도록 독려해도 좋겠다.

닥터 슈랭크는 나이 들어갈수록 혹은 지병을 가진 사람은 약 먹는 일을 일상의 습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처방약 병을 식탁이나 칫솔 옆에 놔둠으로써 식사하거나 이를 닦는 일고 마찬가지로 일상의 루틴으로 만들라는 것이다.

<한국일보-The New York Tims 특약>
 

▲수많은 환자들이 처방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아서 병이 잘 낫지 않고 재발하며 심지어 죽음에 이르게 된다고 의사들이 우려하고 있다. [일러스트레이션 Paul Rog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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