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나라’ 스웨덴은 모바일 결제가 일반화됐기 때문에 현금을 구경할 기회가 거의 없다. 은행에 침입한 강도가 훔쳐갈 현금다발이 없어 허탕을 쳤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는 다르다. 반세기 전 은행이 경쟁적으로 전산시스템을 도입하고 크레딧카드가 등장하면서 ‘현금 종말론’이 나돌았지만 예언은 실현되지 않았다.
모바일 결제도 대세를 이루지 못했다. 물론 모바일 결제를 시도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다.
리서치업체인 PYMNTS와 인포스카웃(InfoScout)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베이 응답자의 24%가 2016년 6월 현재까지 모바일 결제수단인 ‘애플 페이’를 사용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1년 전의 13%를 거의 두배 가까이 웃도는 수치다.
그러나 같은 기간 애플 페이 사용을 고려한 적이 없다는 대답은 1년 전의 23%에서 34%로 뛰어올랐다. 뒤집어 말하면 애플 페이가 신규 사용자를 끌어들이기는 해도 붙들어 두지는 못한다는 뜻이다.
반면 현금은 아직도 광범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연방준비은행의 2014년도 보고서는 미국에서 이뤄진 전체 거래의 40%가 ‘현찰 박치기’였음을 보여준다. 이들 대부분은 20달러 미만의 거래였다. 게다가 소비자의 30%가 현금거래를 선호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캐시 온리(cash only)를 요구하는 업소들도 적지 않다. 실제로 파이낸셜 소프트웨어사인 인튜잇(Intuit)은 미국의 스몰 비즈니스 가운데 55%가 크레딧카드를 받지 않는다고 최근 자체 조사결과를 인용해 밝혔다.
크레딧카드를 받는 업소는 거래당 최고 4%의 수수료를 감수해야 한다. 애플 페이와 같은 모바일 결제도 업주에게 부담을 주긴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이 현금에 집착하게 만드는 이유가 단지 필요성 때문인 것만은 아니다. 투스 페어리(tooth fairy)에게 주는 25센트짜리 쿼터에서 생일날 선물로 받는 지폐에 이르기까지 현금은 센티멘털 밸류(감정적 가치)를 지닌다.
동전과 지폐는 미국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전달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20달러짜리 지폐에 들어갈 인물을 새로 결정할 당시 사람들이 보인 뜨거운 관심을 떠올려 보라. 20달러 지폐의 새 인물로 여성 흑인해방운동가 해리엣 터브먼이 선정된 것은 세계 만방에 미국이 존중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알리는데 기여했다. 지폐가 단순한 지불수단이 아니라 국가적 가치를 알리는 홍보수단이기도 하다는 얘기다.
인튜잇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이뤄지는 모든 거래의 40%가 현금으로 결제되고 25세 미만인 젊은이의 99.4%가 현금을 사용한다.
비즈니스 테크놀로지 연구원들은 1954년 ‘수표와 현금이 없는 사회’에 관한 논의를 시작했지만 그것으로 끝났다. 현금은 아직도 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결제수단이다.
한편 새로 디자인한 지폐는 2030년부터 통용되기 시작한다.
<USA투데이 특약>
▲워싱턴 DC에 위치한 화폐주조국에서 100달러짜리 지폐가 인쇄되고 있다. <Mark Wildon/게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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