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 후회 안 해…내가 준비하는 게 중요”
배지환(18·경북고)은 아마추어 야구 최고의 타자에게 돌아가는 '이영민 타격상'을 받았지만, 그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그래도 배지환은 밝게 웃는다. "어디를 가든 제가 얼마나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씩씩하게 말한다.
배지환은 18일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열린 2017 야구·소프트볼인의 밤 행사에서 이영민 타격상을 받았다. 올해 27경기에서 95타수 45안타(타율 0.474)의 뛰어난 타격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배지환은 당장 내년에 이런 실력을 발휘할 팀을 찾지 못했다.
KBO리그 구단 입단을 포기하고 선택한 미국프로야구 직행 도전이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배지환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입단 계약을 체결, 메이저리그 무대를 누비는 꿈을 키웠으나 계약 무효로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
애틀랜타는 국외 FA를 영입하며 계약금 총액 규정을 위반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징계를 받았다.
애틀랜타는 국내외 아마추어 FA를 영입할 때 30만 달러를 초과하는 계약금을 제공하면 안 되지만, 대외적으로는 30만 달러 계약이라고 발표하고 실제로는 더 많은 금액을 약속하는 '이면 계약'을 체결했다는 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배지환도 이런 사례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돼 계약이 무효 처리됐다.
KBO는 '해외파 복귀 시 2년 유예' 규정에 따라 배지환이 앞으로 2년간 KBO 구단과 계약할 수 없는 상태라는 판단을 최근 내렸다.
2018 KBO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했더라면 1라운드에 국내 구단의 지명을 받을 실력이었다.
배지환은 자신의 뛰어난 타격과 빠른 발, 강한 어깨를 믿고 큰 무대에서 야구를 하고 싶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미국 직행을 결심했다.
오랜 고민의 결과였지만, 프로에 데뷔하기도 전에 자유계약선수(FA) 미아라는 안타까운 상황에 놓였다.
배지환은 "결과 소식을 듣고도 별로 힘들지 않았다. 덤덤했다"며 "시간이 약이 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상황을 받아들였다.
그는 "현재 미국으로 가게 될지, 한국에서 야구를 할지 딱히 생각하는 것은 없다. 가능성이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할 것"이라며 "어디를 가든지 야구를 잘하도록 준비를 잘하겠다. 성급하면 안 되니 신중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심지어 2년간 소속팀 없이 쉬게 되더라도 "제가 얼마나 중요하냐가 중요하다"며 꾸준히 야구 훈련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배지환은 지금도 학교에서 오전에는 체력 훈련, 오후에는 기술 훈련을 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안 좋은 일도 나중에 겪으면 더 나쁘다. 저는 시작할 때 겪었으니 액땜했다고 생각한다"며 "주변에서 걱정해주시는 만큼 힘들지는 않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한 멘탈'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배지환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는 "사람들은 미국 진출을 좋게 보지 않더라. 하지만 저는 해외에 간 것을 절대 후회 안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 중순부터 한 달간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열린 교육리그에 참가한 경험은 너무나 값졌다고 배지환은 말한다.
그는 "그 한 달 동안 배운 것은 제가 어릴 때부터 야구를 해온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줬다"며 "미국은 세계에서 야구를 잘하는 곳이다. 그곳에서 가르치는 야구를 배우고 싶었다"며 밝게 웃었다.
<연합뉴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