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선 후보측, 359명 서명받아 제출
민승기 회장, “탄핵절차 문제…원천무효”

제34대 뉴욕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회와 사전 기획해 상대 후보를 자격 박탈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민승기 회장의 탄핵안이 결국 발의됐다. 현직 뉴욕한인회장에 대한 탄핵안이 발의된 것은 뉴욕한인회 5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하지만 민승기 회장측은 “탄핵 절차에 문제가 있다“면서 이번 탄핵 발의는 원천무효라고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김민선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10일 뉴욕 한인 359명의 서명을 받아 민승기 회장에 대한 탄핵안을 뉴욕한인회역대회장단협의회에 제출했다. ‘민승기 회장과 책임자들을 탄핵하기 위한 임시총회 소집요구서’라는 제목의 이 탄핵안은 “민승기 회장과 유창헌 이사장이 29개에 달하는 회칙을 위반했다”며 “조속한 시일 안에 임시총회를 소집해 뉴욕한인회 제33대 임원진의 몰상식한 행태를 중지시켜 달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탄핵의 주요 근거는 ▶불열과 갈등 조장 ▶이사회 구성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함 ▶이사회 파행 운영 ▶회칙, 행사, 회관, 상벌, 정치력, 차세대 위원을 위촉하지 않음 ▶선관위 파행 방조 ▶재정사항을 웹사이트에 공시하지 않음 ▶회칙위원회의 유권해석 무시 등이다.

김민선 후보 선대본부의 곽우천 공동위원장은 “역대회장단에 전달된 서명지를 포함해 600명에 가까운 한인들이 민 회장의 탄핵안에 서명을 했다”며 “수많은 한인동포들의 요구에 따라 조속히 총회를 소집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 회장 측은 회칙을 무시한 탄핵 절차는 인정할 수 없다며 탄핵발의는 원천무효라고 반박했다.

뉴욕한인회의 조성환 사무총장은 “우선 탄핵 발의안을 뉴욕한인회 집행부나 이사회가 아닌 역대회장단협의회에 제출했다는 것부터가 잘못됐다”면서 “변호사에게 문의한 결과, 이번처럼 절차를 무시하고 총회를 소집한다고 해도 그 결과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자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조 사무총장은 이어 “탄핵 근거로 제시된 29개 항목도 대부분 억지로 꾸며낸 것이고 사실이 아닌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 뉴욕한인회칙 82조에 따르면 회장 탄핵을 위해서는 이사 20명 이상 또는 정회원 250명 이상의 서명으로 탄핵을 발의한 뒤 이사회에서 이사 47명 이상의 출석과 출석이사 2/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해 총회에 상정, 출석회원 2/3 이상의 찬성으로 탄핵을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김 후보측은 민 회장에 대한 탄핵안을 회장주도로 구성된 집행부에 제출하는 게 말이 안 되는데다 이사회는 성원부족으로 구성에 실패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역대회장단협의회에 제출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역대회장단협의회의 이경로 간사는 “지금처럼 이사회 성원이 안돼 정상적으로 탄핵절차를 밟지 못하게 됐을 경우에는 회칙위원회에서 유권해석을 내리도록 명시돼 있다. 필요하다면 회칙위원회에 해석을 맡길 것”이라며 “오는 12일 모임을 열어 이번에 발의된 민 회장에 대한 탄핵 절차를 어떻게 밟아야 할 지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조진우 기자>

 11일 민경원(가운데) 뉴욕한인회 회칙위원장이 민승기 회장 탄핵안과 관련해 역대회장단협의회가 임시총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과 오른쪽은 김영길, 이석우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