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대법 허용...주대법원장은 금지명령
공증판사들 결혼증명서 발급 '갈팡질팡'
동성결혼 허용여부를 놓고 앨라배마가 대혼란에 빠졌다.
연방대법원이 지난 9일 앨라배마 주에서 동성결혼을 허용하라고 판결했으나 로이 무어 앨라배마주 대법원장이 동성 결혼을 허가하는 주 법원 공증(Probate) 판사들에게 허가서 발급 금지를 지시하고 나서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연방대법원은 동성결혼 시행을 미뤄달라며 루터 스트레인지 앨라배마 주 법무장관이 제기한 소송을 대법관 찬성 7명, 반대 2명의 결정으로 기각했다.
그러나 무어 주 대법원장은 "연방대법원뿐만 아니라 앨라배마 주 대법원은 동성결혼을 금지한 앨라배마 주 헌법의 합헌성을 해결하지 못했다"며 8일 주의 판사들에게 결혼증명서를 발급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공증판사들은 결혼증명서를 발급해야 할지 여부를 놓고 갈피를 잡지 못했다. 11일 현재 앨라배마 67개 카운티 중 23개 카운티의 공증판사들은 결혼증명서를 발급하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지역 판사들은 동성 부부에 대해 결혼증명서 발급을 거부하거나 어떻게 해야 할 지를 결정하지 못해 아예 증명서 발급 사무실을 닫아 버렸다.
버밍햄과 몽고메리 사이의 작은 타운에 소재한 칠턴 카운티의 공증판사 바비 마틴이 그 대표적 예다. 그는 지난 9일 연방대법원이 앨라배마의 동성결혼금지는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자 동성부부에 대한 결혼증명서를 발급했다. 그러나 그는 이후 보수적인 로이 무어 주대법원장의 동성결혼증명서 발급을 중단하라는 경고에 따라 발급을 중단했다. 갈등하던 마틴은 연방법원의 명령이 무어의 “제안서”보다 우선한다는 생각에 11일부터 다시 증명서 발급을 재개했다. 26년간 공증판사로 일해 온 마틴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았다”고 말했다.
법원 장외 대결도 격렬해 지고 있다. 일련의 보수적인 단체들은 앨라배마의 공증판사들에게 무어 주 대법원장의 명령을 따를 것을 촉구했다. 반면 앨라배마 정책연구소 및 시민행동 프로그램 변호사들은 공증판사들에게 명확한 법적 판결이 날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요청했다. 앨라배마 공증판사연합회 회장인 그렉 노리스 먼로카운티 판사는 “속히 명확한 입장이 정리돼야 한다”며 판사로소 당혹감을 나타냈다.
보수 성향이 강한 앨라배마 주에서도 동성 간 결혼이 가능해짐으로써 미국 50개 주 가운데 37개 주, 그리고 워싱턴DC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됐다. 조셉 박 기자
▲키에라 윌리스(왼쪽) 셰이 프렌치(오른쪽) 동성 연인이 9일 모빌카운티 돈 데이비스 공증판사가 결혼증명서 발급을 거부하자 실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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