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저를 더 채워나갈 것입니다."
열일곱 어린 나이에 '차세대 쇼트트랙 여왕'이라는 무거운 타이틀을 짊어진 심석희(세화여고)는 앞으로 자신을 더욱 다그칠 준비가 돼 있다.
심석희는 15∼17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동료와 함께 18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심석희는 귀국 인터뷰에서 "대표팀 생활이 이제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배운 것이 많았다"며 "앞으로는 나를 더 채워나가겠다"고 밝혔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금·은·동메달을 하나씩 따냈던 심석희는 이번 대회에서 종합 포인트 102점을 얻어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 1,500m와 1,000m에서 연이어 1위에 오른 심석희는 상위 8명이 겨룬 3,000m 슈퍼파이널에서 4분50초829로 1위에 오르며 종합 우승을 완성했다.
심석희는 "소치 대회 이후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다"며 "올림픽 때도 마음 독하게 먹어야겠다고 했는데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선다고 잘 되는 게 아니더라"고 마음가짐을 다잡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올림픽이 끝나고 아무래도 칼을 간 부분이 있었다"며 "계속 훈련해서 보완하려고 힘썼다"고 덧붙였다.
심석희에 이어 73점으로 종합 2위에 오른 박승희(22·화성시청)는 소치 올림픽의 설움을 털어냈다는 점에서 이번 대회에 의의를 뒀다.
박승희는 "몸이 안 좋기도 해서 욕심 없이 스케이트를 탔다"며 "500m에 가장 미련이 남아서 열심히 탔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승희는 소치 대회 500m 결승에서 뒤따르던 선수에게 몸이 걸려 한 차례 넘어지더니 일어나는 과정에서 다시 미끄러진 끝에 아쉽게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박승희는 이번 대회 여자 500m 결승에서 42초792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수확했다.
박승희는 "소치 올림픽에서의 아쉬움을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풀었다"고 후련함을 토로했다.
박승희는 다음 달 5∼6일 2014-2015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는 출전하지 않기로 해 대표팀으로서 짐을 잠시 내려놓는다.
고등학생 후배들이 대거 대표팀에 합류한 덕에 스물둘 어린 나이에 언니 노릇을 해온 박승희는 "소치 대회가 끝나면 쉬려고 마음을 정했었다"며 "앞으로 대표팀을 지킬 후배들이 4년 뒤 평창 올림픽에서는 지금보다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번 대회 종합 5위로 남자 대표팀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동생 박세영(21·단국대)에 대해서도 "올림픽에서도 크게 긴장하지 않고 하더라"며 "이번에 크게 성장했고, 앞으로도 더 발전할 것"이라고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