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간 미 시민권자로 알고 살아온 한 쿠바계 이민자가 최근에야 자신이 시민권자도, 영주권자도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져 이민당국의 조사를 받는 황당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16일 AP 통신에 따르면, 쿠바 태생으로 지난 수십년간 시민권자로 살아왔던 마리오 허난데즈가 지난해 가을 미국 여권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시민권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고, 이에 따라 연방 이민당국이 경위 조사에 나섰다.
허난데즈는 어린 시절 미국에 입국할 당시 소셜시큐리티 번호를 받은 후 자신이 미 시민권자 신분임을 단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었다. 시민권자 신분으로 미군에 복무했고, 제대 후에는 연방 법무부 산하 연방 교도소에서 연방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도 단 한 차례도 시민권자 신분을 의심받지 않았다. 심지어 허난데즈는 지난 수십여년 간 유권자로 투표에도 참여했다.
하지만, 지난해 가을 크루즈 여행을 위해 처음으로 여권을 신청한 뒤에야 허난데즈의 정확한 신분이 밝혀졌다. 당당하게 미국 여권을 신청했던 허난데즈는 시민권자가 아니었고, 영주권도 없는 불법체류 이민자 신분이라는 사실이 여권 처리과정에서 확인된 것이다.
자신을 시민권자로 알고 살아오다 수십년 만에야 불법체류 이민자라는 사실을 알게 돼 충격에 빠진 허난데즈는 “나는 항상 좋은 미국 시민임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 왔고, 자녀와 손자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쳐 왔다”며 당국의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연방 정부의 입장은 그리 간단치 않다.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측은 “허난데즈의 사례가 어디에서부터 착오가 발생했는지 조사에 착수했으며,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한 대책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방 정부는 허난데즈가 어떻게 투표까지 하게 됐는지 수사 중이며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투표사기 혐의로 기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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