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는 인간의 마음에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그냥 보아 넘길 수 없는 마음, 불의를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는 마음, 사람에게 양보할 줄 아는 마음, 그리고 선과 악을 구별할 줄 아는 마음, 즉 측은(側隱), 수오(羞惡), 사양(辭讓), 시비(是非)지심이 있다 하여 성선설을 주장했다. 반면, 순자는 인간의 마음속에는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은 반드시 남으로부터 구하려는 욕망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인간의 본성은 원래 악하다고 생각하여 성악설을 주장했다.
이번 세월호 여객선 참사를 보면서 순자의 생각이 더욱 설득력 있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수백 명의 어린 학생들을 억울한 주검으로 내몰았던 기성세대의 행동들을 보면서 참담한 심정을 넘어 마음속에 악이 가득하지 않으면 어떻게 이와 같은 행동들을 할 수 있겠는가 싶은 생각 때문이다.
우선, 사고 여객선의 선장을 포함한 책임 있는 위치에 있었던 선원들이 사태의 심각성과 위급함을 신속히 판단하고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져야 함에도 자신들만 평소 알고 있던 비상 통로로 재빨리 움직여 구조되어 버젓이 걸어 나왔다. 수많은 어린 생명들을 뒤로한 채 구조되어 목숨을 부지한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무책임한 행동으로 대한민국 국민과 국제적인 비난을 피해가진 못할 것이다.
도산 선생은 “학생은 미래의 무기를 예비하는 자들”이라 하였기에 같은 기성세대로서 이들을 생매장하듯 했으니 하늘 볼 면목조차 없는 심정이다. 그러기에 지금 대한민국의 모든 기성세대가 느끼는 이러한 정신적 허무주의는 신이 죽어버린 현대인은 목표와 가치를 상실함으로써 허무주의에 빠질 수 밖에 없다는 니이체의 말과 다름이 없다.
한국사회의 치부를 온 세상에 드러낸 이번 사건을 통해 대한민국은 새로운 가치와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저속한 물질 만능주의와 배타적 이기주의 보다 남을 배려하고 인간의 권리가 우선시되는 그러한 사회로 거듭나는 일만이 이번 사태로 인해 억울한 죽음을 당한 모든 영혼들의 희생에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길이다. 그리고 추락한 대한민국의 명예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다같이 힘을 모아 회복시켜야 한다.
타이타닉호 선장 에드워드 스미스는 배 침몰 직전까지 어린이와 부녀자를 먼저 구하고, 마지막 한 사람까지도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 “영국인답게 행동하라(Be British)”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숨졌다 한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의 이준석 선장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독일 사람들은 돈을 잃는 것은 아무것도 잃는 것이 아니요, 용기를 잃어 버리는 것은 인생의 많은 것을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어버리는 것은 인생의 전부를 잃는다 하여 명예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있다.
이번 참사로 국제적으로 망신당한 대한민국이 힘을 모아 다시 일어나 대한민국사회에서 다시는 이런 불상사가 반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보여주길 바란다.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모든 분들께 삼가 조의를 표하며 실종자들의 무사귀환도 함께 기원한다. 조미정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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