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앨라배마 이민자 커뮤니티 지형도>
2011년 HB56 여파 멕시코 이민자 수만명 떠나
최근 중동•유럽•아시아 출신 이민자 유입 급증
지난 수년간 앨라배마의 이민자 커뮤니티 지형도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지역인터넷 매체 알닷컴은 13일 퓨리서치의 최근 자료를 인용해 2009년부터 2014년 사이 멕시코 출신 이민자 규모는 급감하는 한편 그 자리를 다른 국가 출신 이민자들이 빠르게 채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미 전국적으로 멕시코 출신 불법이민자 규모가 감소한 지역은 앨라배마가 유일하다. 그 동안 국경을 불법적으로 넘어 온 불법이민자 혹은 저임금 노동자, 소위 닭공장 노동자라는 이미지로 대변되던 멕시코 출신 불법이민자들의 모습은 적어도 앨라배마에서는 예전처럼 보기가 쉽지 않게 됐다.
멕시코 출신 불법이민자들이 앨라배마에서 크게 줄게 된 것은 2011년 악명 높은 반이민법인 HB56이 주의회를 통과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의회 통과 뒤 로버트 벤틀리 주지사의 서명으로 효력을 발생한 HB56은 같은 해 연방법원의 시행 잠정 중단 결정에 이어 2013년 대법원의 위헌판결 확정으로 결국은 무산됐다.
당시 전국적으로도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HB56은 불법 이민자로 의심되는 경우 경찰은 임의로 신분증명을 요구할 수 있고 학교에서도 학생들의 이민신분을 물어 서류미비자로 밝혀지면 취학을 금지시킬 수도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서류미비자에게 주택을 렌트하는 행위도 불법으로 규정했다.
HB56이 주의회를 통과하자 멕시코 불법 이민자들의 대규모 탈 앨라배마 현상이 일어났다. 앨라배마 이민정의 연합의 한 관계자는 “마치 엑소더스 같았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앨라배마 대학 경제경영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HB56이 주의회를 통과 뒤 1년 동안 최소한 5만~8만 명의 라틴계 이민자들이 앨라배마를 떠난 것으로 추정됐다. 멕시코 이민자의 엑소더스로 앨라배마의 GDP는 최소 23억 달러에서 최대 108억 달러까지 줄었고 세수도 5,670만 달러에서 2억6,450만 달러까지 감소했다는 것이 연구소의 조사 결과다.
멕시코 출신 이민자들이 급감하자 그 자리를 다른 국가 출신 이민자들이 채우기 시작했다고 알닷컴은 보도했다.
그러면서 알닷컴은 지난 해 가을 앨라배마로 이민 온 안나 무스니아(29)의 사례를 소개했다. 케냐에서 태어난 무스니아는 14세 때 그리스로 건너 간 뒤 앨라배마로 이주했다. 무스니아는 지난 해 시민권자 남편을 만나 1살된 아들을 두고 있다. 무스니아는 곧 케냐에 있는 가족과 친척들을 초청할 계획이다.
무스니아의 경우처럼 최근 앨라배마에 입국하는 이민자의 국적이 다양해 지고 있다. 제퍼슨 카운티 교육청 ESOL 담당부서 한 관계자는 “지난 3년 간 이민자 학생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고 출신국가는 무려 21개 국가”라고 설명했다. 이집트 출신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이어 중국, 도미니카, 엘살바도르, 그리스, 필리핀, 예멘, 베트남 등 지역별로도 다양한 국가 출신 학생들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이민자들이 앨라배마로 오는 이유는 저렴한 물가와 따뜻한 기후 때문이라고 알닷컴은 분석했다. 실제 무스니아도 “지나치게 춥거나 더운 것은 질색인데 이곳의 날씨는 그렇지 않아 맘에 들었다. 비교적 집값 등 싼 물가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다양한 국가 출신의 이민자들이 앨라배마를 찾는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버맹햄 이슬람 소사이어티 회장 애쉬파그 타피크는 “예멘을 비롯해 중동지역 출신 이민자들은 한 사람이 이곳에 오면 이어 부모와 친척들도 같이 따라서 오는 경향이 짙다”며 이 같은 예상을 뒷받침했다.
<이우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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